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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소개

[동아일보] 지구 지키기 위해 돈 번다는 기업

'사업은 수단일 뿐' 지구 지키기 위해 돈 번다는 기업

미국 3대 아웃도어 브랜드 기업
‘파타고니아’ 임원 등 오지 탐험기
기업철학 탄생 계기 알 수 있어
◇지도 끝의 모험: 지구의 마지막 야생에서 보낸 35년/릭 리지웨이 지음·이영래 옮김/524쪽·2만8000원·라이팅하우스

 

2011년 11월 미국의 친환경 패션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뉴욕타임스에 황당한 광고를 내보냈다. 광고 카피는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사지 말라고 한 옷은 자사 인기 제품인 R2 재킷이었다.

파타고니아가 이런 광고를 내보낸 것은 환경에 대한 회사의 철학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우리의 터전인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기업 철학을 가진 파타고니아는 이미 재활용 원단, 염색하지 않은 캐시미어, 중고 옷 구매를 장려하고 망가진 옷을 수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나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생각하고 적게 소비하자는 취지로 이 같은 광고까지 한 것. 이런 철학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파타고니아는 미국 3대 아웃도어 브랜드로 올라섰다.

 

파타고니아의 지속가능경영 담당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이 광고를 기획했던 릭 리지웨이가 회사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 노스페이스 창업자인 더그 톰킨스 등과 함께 30여 년 동안 전 세계 오지를 다니며 보고 겪은 일을 담았다. 칠레 마젤란 피오르, 남극, 보르네오섬 횡단에서 에베레스트와 K2봉에 이르는 발길을 보면 ‘이런 곳을 어떻게 갔을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그렇다고 단순한 오지 기행문으로 생각하면 오산. 탐험 중 만난 치루(티베트 영양), 벨루가고래 등 멸종위기 생명에 대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왜 저자가 수십 년간 환경운동에 천착하고, 자사 제품을 사지 말라는 광고까지 기획했는지 이해가 간다. 오지 기행문, 환경운동 지침서를 넘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지침이 될 만하다.

 

“(톰킨스의 아내로 파타고니아 최고경영자를 지낸) 크리스와 더그는 더 야심찬 계획을 이루기 위한 일을 하고 있었다. (칠레) 파타고니아 중심에 국경을 품은 공원, 옐로스톤 국립공원보다 규모가 큰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 그들은 이 미래의 프로젝트를 ‘미래 파타고니아 국립공원’이라고 불렀다.”(23장 ‘세계 최고의 국립공원을 꿈꾸다’에서)

 


이들은 남아메리카 최남단 파타고니아에서 매입한 어마어마한 면적의 땅을 칠레와 아르헨티나 정부에 기부해 국립공원으로 만들게 했다.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는 지난해 자신과 가족이 소유한 회사 지분을 환경보호운동 단체에 넘겼다.

읽다 보면 일과 직업을 숭고한 가치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긴다. ‘인생을 원하는 삶으로 꽉꽉 채우고 싶은 모든 분에게…’라는 한비야(국제구호전문가·오지여행가)의 추천이 마음에 와 닿는 것도 그런 까닭인 듯싶다. 여담이지만 지금 북한산 인수봉을 오르는 인기 코스인 쉬나드 A, B루트는 이본 쉬나드가 주한 미군으로 근무하던 1963∼1965년 개척했다고 한다.

 

_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기사 원본 링크 :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30714/120243551/1

동아일보 2023년 7월 15일 Top 지도 끝의 모험

 

[책의 향기]“사업은 수단일 뿐” 지구 지키기 위해 돈 번다는 기업

2011년 11월 미국의 친환경 패션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뉴욕타임스에 황당한 광고를 내보냈다. 광고 카피는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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