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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소개

[해럴드 경제] 소비중독에서 당신을 구할 37개 '디자인 레시피'

기사입력 2014-08-28 07:23

하비디자인/ 하비디자인 스튜디오 지음/ 라이팅하우스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저금통, 연필꽂이, 클립홀더…. 

그냥 사면 될 일이다. 다이소, 천원마트, 천냥마트 등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쇼핑천국’에서 단돈 천원으로 살 수 있는 아이템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판지로 만든 돼지 저금통, 연탄으로 만든 연필꽂이, 시멘트로 만든 클립홀더는 그 쇼핑천국에 없다. 손때 묻은 이 아이템들은 소재도 모양도 크기도 단 하나, 오로지 ‘나만의 것’이다. 

파워블로거 한국일(Hobby)씨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생활소품을 디자인해 블로그에 올리면서 네티즌들의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블로그 누적 방문객이 200만명에 달한다. 특히 기성 제품에는 잘 쓰지 않는 시멘트를 활용한 DIY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고 그 제작 노하우를 공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레드닷어워드,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 등 국내외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 경력도 쌓았다.

난이도 1에 해당하는 메모ㆍ클립 홀더부터 난이도 5에 해당하는 코뿔소 모양의 헌팅 트로피 조명까지 하비디자인이 제안하는 디자인 ‘레시피’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가령 계란 모양의 클립 홀더는 계란과 모르타르 시멘트, 자석만 있으면 누구나 1시간만에 뚝딱 만들수 있는 아이템이다. 먼저 계란의 윗부분을 원모양으로 파낸 후 속을 비워 깨끗이 씻는다. 그 안에 시멘트 반죽을 부은 다음 강력 자석을 3~4개 정도 이어 붙여(충분한 자력을 위해 자석 뭉치를 넣어줌) 반죽 안에 함께 넣는다. 시멘트가 굳고 나면 틀로 사용했던 계란 껍질을 살살 벗겨낸다. 그리고 사포로 면을 다듬기만 하면 끝. 안에 넣은 자석 때문에 클립은 물론 압정이나 작은 금속 문구류들이 일제히 들러붙는다. ‘달걀 홀더’ 서너개를 만들어 클립들을 붙여놓으면 마치 새의 둥지에 알이 들어 있는 것처럼 재미있는 모양이 된다. 

최고 난이도에 해당하는 코뿔소 조명은 손재주가 있는 사람들이 도전하기에 좋다. 사슴이나 순록 등 사냥으로 잡은 야생동물의 머리를 박제해서 벽에 장식품으로 걸어놓는 것을 ‘헌팅 트로피’라고 하는데 이를 조명으로 응용한 아이템이 헌팅 트로피 코뿔소 조명이다. 먼저 하비디자인 웹사이트(hankukilbo.blog.me)에서 도면을 다운로드 받아 출력한 뒤 이를 투명 PVC판에 붙이고 본을 떠서 잘라낸다. 도면에 맞게 칼등으로 한두번씩 긁어서 PVC를 안팎으로 접으면 코뿔소 모양이 만들어진다. 벽에 붙는 가이드 부분에는 1㎜ 두께의 포맥스를 덧대고 브래킷을 붙인다. 이후 소켓을 연결하고 고정하면 끝. 코뿔소 모양의 조명 외관에 한지를 붙이면 은은한 조명을 연출할 수 있다. 굳이 한지가 아니더라도 패턴이 예쁜 포장지나 얇은 시트지 등을 취향에 맞게 붙여도 된다. 

하비디자인은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자급자족 디자인을 “생활의 호흡이 깊어지는 리추얼(Ritualㆍ의식) 디자인”이라고 표현했다. 일상생활 속 작고 소박한 물건들에 아이디어와 애정을 더하고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은 ‘신상(Brand new) 만능주의’의 소비중독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일종의 의식인 셈이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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