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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인터뷰

저자 인터뷰] 박 로드리고 세희

<나는 평생 여행하며 살고 싶다>의 저자 박 로드리고 세희 작가와의 만남 



Q <나는 평생 여행하며 살고 싶다>를 집필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여행을 하면서 사회에 대한 부채의식을 많이 느꼈어요. 중앙아시아와 중동에는 여전히 독재에 신음하는 나라들이 많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여행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며 살아요.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여행에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기도 힘들고요. 돈을 모아 자유롭게 여행 다니는 저를 부러워하는 외국인 친구들이 많았어요. 저는 잘난 거 하나 없는데도 말이에요. 그러다보니 자유롭게 여행 다닐 수 있고, 여행 경비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신 부모님 세대, 선배 세대들에게 제가 큰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이른 데는 많은 사람들의 투쟁과 희생이 있었잖아요. 그 분들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찾아 헤매던 중에 홈리스의 자활을 돕는 <빅이슈>라는 매체를 알게 되었고,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여행기를 연재하게 되었지요. 그 연재를 기반으로 책을 낸 게 <나는 평생 여행하며 살고 싶다>예요.  

 



Q 책에 소개하신 '호모 트레블쿠스'란 무엇인가요?


'호모 사피엔스(슬기로운 인간)', '호모 루덴스(유희하는 인간)'처럼 현대 인류를 설명하기 위한 제 나름의 학명이에요. 여행하는 인간, 호모 트레블쿠스. 현대인은 공간의 이동을 제약하는 요소들에서 자유롭습니다. 시간이 없고 돈이 없는 것은 제약이라고 할 수 없지요. 만들면 되는 것들이니까요. 더 중요한 것은 의지입니다. 여행은 잉여 활동이 아니에요. 인간의 본능이에요.

물론 세계에는 정치적, 사회적 제약 때문에 여행이 쉽지 않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여행이 꼭 해외여행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까운 곳은 얼마든지 여행을 다닐 수 있지요. 여행에 대한 의지가 정치적, 사회적 변혁을 이끌어낼 수도 있는 일이고요. 지금 한참 ‘중동의 봄’이 얘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머지 않아 중동 사람들도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만났던 그들이 너무나도 원하던 일이지요.




Q 세계여행 이전과 이후,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요?


삶에 대한 용기가 남달라졌어요. 세계여행 이전에는 삶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로 두렵지는 않아요. 부자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거든요. 부자와 빈자를 나누는 사회적 기준은 있겠지만, 행복과 불행은 사회적 기준을 적용할 수 없는 개인의 인식 문제니까요. 지금은 사회적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내가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만 집중해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물질적 욕심을 내려놓고 제가 하고 싶은 일, 제가 행복한 일을 선택했을 때 결과도 무척 좋았어요. <나는 평생 여행하며 살고 싶다>를 쓰는 일도 그랬어요. 연재를 모아서 책으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새로 쓴 거나 마찬가지인데, 6개월 이상 생업을 떠나 집필에 매달려야 했어요. 그러는 사이 놓쳐야 했던 일도 많아서 아쉬웠는데, 책이 나온 후에 모 패션 브랜드에서 콜라보레이션 제의가 들어왔어요. 제 촬영 커리어에서 가장 신나는 일이었지요. 

 


Q 오지여행을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엄밀하게 말해 제가 여행 다닌 곳은 오지라고 할 수 없고, 여행자가 드문 시골 동네 정도에 지나지 않아요. 정말로 목숨 걸고 험한 곳들을 여행하는 오지 여행가들이 따로 있으니 그 분들에게 누가 될까 염려스럽네요. 물론 제가 여행한 곳들도 언어가 통하지 않고 숙박 시설도 거의 없는 곳들이라 힘들긴 했지만 다 문명권 안에 있는 곳들이었어요. 책에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큰도시도 많이 여행했고, 유명한 관광지도 가본 곳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런 곳들은 저에게 큰 감동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책에 쓸 만한 내용도 없는 곳들이었지요. 제가 소개하기 전에 이미 너무나도 많이 알려진 곳들이니까요.

여행을 다니면서 보니까 사람이 찾지 않는 곳일수록 ‘원래의 인간, 원래의 지구’를 만날 수 있는 곳이었어요.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었지요.

 


Q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돈, 여행경비는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편법이 있을 수 없는 부분이지요. 제 재량껏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모으고, 평소에 아껴 쓰는 것으로 여행 경비를 마련합니다. 하지만 여행에서 돈은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돈 없이 여행할 수는 없지만 쾌적함을 조금 포기한다면 적은 돈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지요. ‘5불당 세계일주 클럽’이라는 유명한 인터넷 커뮤니티가 있지 않습니까? 하루에 생활비 5달러로 여행하는 데서 비롯된 말인데요, 조금 유난을 떨어야 하긴 해도 마음 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여행을 위한 고생이라면 못할 것도 없지요. 

 


Q 장기 여행을 떠난 후 돌아와서의 삶에 대해서 두렵지 않았나요? 


조금도 두렵지 않았어요. 제가 받은 여행의 선물이 있다면 삶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일 거예요. 긴 여행을 하는 동안 현업에서 떠나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았는데 돌아오고나서 보니 기우였던 거예요. 저는 여행으로 인해 더욱 풍만한 내면을 가지게 되었으니, 제가 하는 창작 작업에도 훨씬 이로운 사람이 되어 있었죠.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에는 현업에 복귀하기까지 부침을 겪기도 했었지만 정상화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삶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를 얼마나 참되게 사느냐’ 인 거 같아요. ‘행복’과 직결되는 말이죠. 그동안 이루어 놓은 사회적 기반을 잃어버릴 게 두려워서 여행을 가지 못한다는 건 안타까운 얘기예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는 거, 저는 반대합니다. 현재가 만족스러워야 발전된 미래도 있는 법이지요. 여행이야말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예요. 주식을 사고 집을 사서 자산을 늘릴 게 아니라, 여행을 통해 경험을 사고 사유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야 말로 미래를 위한 투자 아닐까요?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거지요.




Q 앞으로의 여행 계획은 무엇입니까? 


전 세계를 두루 여행하는 게 제 인생의 꿈이에요. 어디를 갈까,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디를 ‘먼저’ 갈까로 고민이 많습니다. 지금 당장 가장 관심이 가는 곳은 ‘세계의 끝’이에요. 북유럽을 종단해서 북극권인 스발바르 제도를 여행하고 싶어요. 세계의 북쪽 끝을 여행하는 거지요. 가서 진짜 겨울을 만나보고 싶어요. 그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 온 이누이트족을 만나보고 싶어요. 도시를 벗어나 산악 스키를 타고 여행하려고요. 눈밭을 헤치며 하루 종일 스키를 지치고, 해가 지면 텐트를 치고, 해가 뜨면 다시 앞으로 나아가면서 몸으로 하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요. 

그 여행을 마치면 반대로 남미의 파타고니아를 종단해서 세계의 남쪽 끝을 여행하고 싶고요. 

아,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해요. 가보고 싶은 곳 다 여행하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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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 여행하며 살고 싶다

저자
박 로드리고 세희 지음
출판사
라이팅하우스 | 2013-12-16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학교 대신 세계, 월급 대신 여행을 선택한 1000일의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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